OPP는 온라인 환경에서의 출판 방법을 모색하는 일시적 프로젝트 그룹으로
OPP의 2024년 ⟪NEW FACE⟫ 프로젝트 구성원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널리 알리고 싶은 다섯 권의 책을 추천한 뒤
각 책을 감쌀 수 있는 책싸개를 디자인했습니다.

다섯명의 구성원들이 디자인한 책싸개는 온라인 공간에서 전시되어
많은 방문자에게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는 작가 최형준이 어떤 순간 문득 느낀 사랑에 대한 여러 편린들을 모아
하트를 그리듯 적은 글의 모음입니다.

책에 꽃이라는 소재가 많이 등장하는 점을 고려하여 꽃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싶었고,
‘죽음보다 강한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가막살나무를 작가의 표현처럼 ‘하트를 그리듯’ 표현했습니다.
가막살나무는 작고 동글동글한 모양의 열매들을 피워내는데, 이에 착안해 책등과 작가 소개란에 원형의 그래픽을 사용했습니다.









삶의 발명

『삶의 발명』의 작가 정혜윤은 자신의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이야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가 말하는 ‘이야기’란 일정한 줄거리를 갖고 여러 단어들이 모인 하나의 뭉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러 단어들이 중첩되어 뭉쳐진 말풍선 같은 형태를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작가는 ‘앎’이라는 단어에 ‘지도’를 붙여 앎이란 것은
우리를 중요한 곳으로 데려다주기도 하고 길 잃게도 만든다고 말합니다.
책싸개 앞면에는 작가가 말하는 지도처럼 보이는 그래픽을 넣었고,
뒷면에는 작가의 말 중 몇 가지 키워드를 골라 그것들을 단순화한 그림을 넣었습니다.
작가의 말과 함께 보면 숨겨진 그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차별 없는 디자인하기


『차별 없는 디자인하기』는 한국에서 디자인을 중심으로 사회운동을 만들어낸 이들의 대화를 엮은 책입니다.
책이란 글자를 읽음으로써 정보를 얻는 매체로,
누구도 책싸개의 글자를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가독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작은 크기의 서체는 지양하고 테두리에 굵은 획을 추가해 글자의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시각장애인도 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점자를 삽입했습니다.

점자를 구현하기 위해선 양각과 같은 후가공이 필요한데,
책싸개에 제시된 점들을 독자들이 직접 뚫어 ‘차별 없는 디자인’을 하도록 연출했습니다. 
점자를 뚫는 방법과 환경을 위한 이면지 사용 권유 같은 정보들은 책싸개의 주 이미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책날개에 배치했습니다.

디자이너가 앞으로 고민하게 될 디자인의 방향성을 시각화하기도 했는데,
숲과 제람 디자이너의 “길벗체는 성소수자 혐오 표현을 사용하면 그 단어의 색상이 사라진다”라는 설명에서 영감을 받아
제목의 ‘차별’이란 단어가 책싸개의 책등면과 앞면에 걸쳐지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책의 앞면만 볼 땐 ‘차별’이란 단어가 보이지 않습니다.
차별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지런히 어지르고 흩트리며 정리하기

『가지런히 어지르고 흩트리며 정리하기』의 작가 정사록 디자이너는
지난 2년 동안 스스로의 동기에 따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이어가는 것은 ‘가지런히 어지르고 흩트리며 정리하는’ 일을 통해 실현됨을 발견했다고 말하며
그 과정을 여러 목차로 나눈 한 권의 책으로 아카이빙 했습니다.

『가지런히 어지르고 흩트리며 정리하기』는 정사록 디자이너의 아카이빙 책이므로
명함을 건네는 손, 메탈 구슬을 스캔한 듯한 그래픽, 지형, 하트, 걷는 사람 등
원작자가 시도했던 ‘A부터 G까지’의 디자인 요소들을 책싸개에 모아 연출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책싸개 뒤편의 QR코드를 읽으면 정사록 디자이너의 웹사이트로 연결되어 그의 더 많은 작업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의 작가 정혜윤은 ‘나’라는 단어가 낳은 이야기가
이 슬픈 세상에 어떤 기쁨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나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그것을 듣는 사람을 바꾼다. 
나의 이야기는 너의 이야기가 되고, 너의 슬픔은 나의 슬픔이 된다.” 
작가의 이야기에서 착안해 앞면과 뒷면이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책싸개를 디자인했습니다. 
책싸개 뒷면의 목차들은 ‘당신을 살아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자 책의 인물들을 살아있게 하는 단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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